우리의 전통 과자인 한과.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과는 슬플 때나, 기쁠 때, 정을 나눌 때, 언제나 우리 생활과 함께 해 왔다.

한때는 민족 문화의 숨결이 담긴 한과가 서양의 케이크나, 쿠키 등에 밀려 고리타분한 전통문화쯤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다시 한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과는 유밀과, 유과 다식, 정과, 숙실과, 과편, 엿강정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맛도 뛰어나다.

또한 천연 색소로 형형색색의 옷을 입어 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오감을 사로잡는 한과를 만드는데 정성을 쏟고 있는 정읍의 한과 업체를 다녀왔다.

■전주발효엑스포 우수발효식품 우수상에 도전하는 내장산한과

“올해는 전주발효엑스포에서 가장 주목 받고 싶습니다.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자신하고 있습니다.”

정읍시 금붕동에 자리한 내장산 한과 이광열 대표의 올해 목표다.

이 대표는 10여 년 전 급작스럽게 하던 일을 접고 한과 만들기에 모든 것을 걸었다. 몇 년간 고생해서 익힌 기술로 2004년 한과 생산 공장을 차리면서 자신만의 한과를 만들고 있다. 한과업계의 후발 주자로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있는 그는 여전히 전통 방식 그대로 수작업을 고집하며 항상 새로운 한과를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1. 전주발효엑스포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2004년 이곳에 공장을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한과사업을 시작했다. 한과 이외에는 신경 쓸 틈이 없어 전주발효엑스포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항상 관심은 갖고 있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주변에서도 참가한 업체들이 좋았다고 말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참가하게 됐다.”

2. 지난해 처음 전주발효엑스포에 참가해 본 소감은 어떤가? 참가한 후에 달라진 점이 있나?

“들었던 것 이상으로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무엇보다도 야외행사라 걱정을 했으나 체계화된 분위기가 인상에 남았다. 꼭 잔치 집에 온 기분 같았다. 다양한 발효식품 뿐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 덕분인지 가족들끼리 많이들 온 것을 보고 정겨웠다. 덩달분위나까지도 흥이 났던 것 같다.

사실 특별히 달라진 점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참가 후에 주문량이 늘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업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었다.”

3. ‘내장산 한과’는 한과 업계의 후발주자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우수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간단한 회사 소개와 함께 제품에 대해 자랑 좀 해 달라.

“이제 시작이다. 한과는 10여 년 전부터 관심을 가지며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기술도 그렇지만 한과는 찹쌀을 삭히는 과정부터가 기술이다. 그런데 잘 가르쳐 주질 않는다. 폐쇄적이랄까. 그래서인지 더 애착을 갖고 몇 년간 한과 장인들을 찾아다니면서 배웠다. 원래 전통에 관해서 관심도 많았던 터라 돈보다는 오로지 맛있는 한과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만들어 왔다.

특히 우리 업체는 정읍 지역의 특산물인 복분자를 사용해 복분자 한과를 만들고 있다. 이 복분자도 처음에는 모두 직접 농사를 지어서 사용했다. 지금은 주문량이 많아서 일부는 근교에서 사온다. 다른 업체와 달리 복분자 맛이 진하다. 나만의 기술이다.

또 유과 등은 튀기기 전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기술을 가진 사람은 이제 몇 없을 정도로 모두 기계를 사용하지만 나는 여전히 전통 방식 그대로 손으로 하고 있다. 손맛 때문인지 수작업을 거친 것이 더 맛있다.”

4. 지난해 전주발효엑스포에 처음 참가해서 IFFE우수상품에 도전했다고 들었다. 우수한 상품을 만들기 위한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

“정성 들여서 만든 음식이 인정을 받는 것만큼 뿌듯한 것은 없다. 특히 전라북도의 대표 발효식품 업체들이 모인 전주발효엑스포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다면 더 그렇지 않겠나. 항상 정직하게 만들기 때문에 제품에 자신이 있어서 작년에 참가하자마자 도전했는데 준비가 미흡했는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올해는 한과업계의 모든 숙제라 할 수 있는 부분을 푸는 동시에 한층 더 맛있는 한과로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한과는 잘 못 튀기면 찹쌀이 기름을 빨아 들여 안 좋은 향과 맛이 난다. 그래서 열로 튀기는 방법을 개발했다. 현재 특허 출원중이다. 열로 튀기기 때문에 기름이 배이지 않는다. 새로운 제품을 통해 나중에 IFFE우수상품에 다시 한번 도전해볼 생각이다.”

5. 전주발효엑스포의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자세히 말해 달라.

“많은 사람이나 업체들이 참가하다 보니 정리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전주발효엑스포가 판매 위주의 행사는 아니지 않나. 말 그대로 엑스포다운 품격을 갖추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컨벤션 센터 설립이 꼭 필요할 것 같다. 그런 근본적인 부분들을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6. 앞으로 어떤 회사로 키울 생각인가?

“지금까지 그랬듯이 맛으로 승부하겠다. 정성과 정직으로 우리 전통과자인 한과를 널리 알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 원칙을 지키는 회사로 키울 생각이다. 또, 대량생산을 하고 싶지 않다. 한과는 신선도 유지가 잘 되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을 만큼만 정직하게 만드는 회사로 키우겠다. 이익에 대한 욕심이 아닌 맛에 대한 욕심을 갖는, 초심을 잃지 않는 그런 회사 말이다.”